북천 코스모스 역

                                      최  주  수(동의대 교수, 수필가)

  1968년 2월 7일로 기억된다. 경전선 개통에 맞추어 북천역에서는 면민이 모두 나와 축하행사와 그 시점에 맞추어 일부 지역은 제외되었지만 북천역을 비롯한 면 일대의 한전의 전기 점화로 동네가 훤하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또한 경전선이 개통되어 영남과 호남이 한층 더 가깝게 유통 왕래되고 화합의 장을 열게 되었다.

 그 당시 북천에는 중등학교가 개설되지 아니하여 많은 학생이 진주나 하동에 있는 중학교나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형편이었고 철도개설로 외지에 하숙을 해야 하는 학생들도 자택에서 기차통학이 가능하게 되었다. 본인 또한 대학 졸업반인 1968년은 고향집에서 통학하면서 선친이 하시는 조그마한 고령토 광산 운영에 깊이 관여하며 가업을 도운 적도 있었다.

  그 당시에는 북천역에서 많은 고령토가 하역되어 타지나 외국으로 수송되기도 하여 북천역 통운출장소가 항상 번잡하기도 하여 북천역에는 항상 사람이 붐비었고  완행과 특급 외에도 준급행이나 보통급행이 있어 인근 다솔사, 양보역간에 유치경쟁이 심하여 3개역 모두에게 한동안 정차를 하게 하여 우수한 실적인 역을 급행 정거장으로 지정한다 하여 실적을 올리기 위하여 면내 단체들의 단체여행이나 부락민의 단체이용도 경쟁적으로 행하게 되었다.

 또한 서울로 전라도와 경상도를 두르는 특급순환열차가 운행되어 북천면민의 건의 등으로 진주와 하동사이에 북천에만 특급열차가 정차하게 되었으며 북천역 정차 첫 특급기차에는 기념으로 추진위원장이신 선친과 그 당시 지역 국회의원이신 엄기표의원(선친의 초등학교 제자)등이 북천역에 내려 축하행사를 한 것도 40 여 년 전의 추억으로 아스름히 떠오른다.

 부모님의 생전에 고향집에서 조상님의 제사를 모실 때 지금처럼 자가용이 보급되지 못하던 시절 부산에서 저녁에 열차로 자정께 북천역에 도착하여 제사를 모시고 새벽에 곧바로 목포에서 부산으로 오는 보통급행을 타고 와서 별 탈 없이 그날 강의에 임하던 7대 장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던 기억도 떠오른다.

  북천역은 당초 조그마한 역이 개설예정이었으나 특급이 정차하는 큰 역을 유치하고자 주민들의 염원과 단합으로 북천역 설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되어 추진위원장으로 선친께서 수고 하시게 되어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본인으로서는 지금 시대의 부산물인양 하루 10 여명 이하의 승객이 이용하는 간이역으로 전략되어 역주위에 하갑근 역무원 혼자서 쓸쓸하게 코스모스를 재배하며 그나마 가을에 개최되는 북천 코스모스 • 메밀꽃축제로 코스모스역으로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실정이다.

가을에 코스모스 • 메밀꽃 축제가 열리는 시기에는 임시 관광열차가 개설되어 북천역에 정차하며 북천역 주위에는 시화전과 시낭송회가 개최되는 등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하는 부대행사가 열리곤 하며 이때에 맞춰 이병주 국제문학제도 개최되는 둥 북천을 유명하게 하는 축제가 자랑스럽게 개최되어 한껏 뽐내기도 한다.

이번“문학수도 하동” 선포에 발맞추어 이병주 문학관 주변에 문학촌을 조성하여 문인들이 일정기간 머물며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문학수도 하동”의 위상에 걸맞은 여건도 조성해 봄직하다.

 그 외에도 부대행사로 각종 농촌체험행사, 천연염색체험, 도자기제조체험, 농기구전시회, 조롱박을 위시한 기이한 각종 박 터널전시회, 노래자랑대회, 올해부터 시작되는 분재전시회와 나비전시회 등 많은 행사가 어우러지고 관람객을 위한 많은 편의시설과 특산품 먹거리  등이 준비되어 참여자를 기쁘게 하고 있다.

  이곳 북천은 예부터 밤나무를 숭상하여 많은 밤나무가 심겨져 있으나 일손부족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 실정으로 이때를 기하여 전국적인 행사로 “밤-줍기-대회”라도 시도해 볼만하다.  

 이제는 열차도 고속화되고 자가용이 흔한 시대이지만 앞으로 경전선의 복선과 전철화에 따른 시대상에 맞추어 간이역으로 추억만 남는 북천역이 아니라 시인의 노래처럼 손마다 선물꾸러미의 짐을 든 고향 및 명절 귀향객의 굽은 어깨위로 따스한 햇살과 정이 철철 넘치며 대중교통이 활기를 찾는 나훈아의 “고향역” 노래처럼 코스모스 어우러진 북천역이 되어 보길 희망해 본다.

           기축 년 한로를 맞이한 깊어가는 가을에,  최  주  수  근찬

   P.S. : 이작품은 하동신문 11월 5일자 종합란에 <향우작가 초대> 작품으로 게재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