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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사돈청하기 |
| 이름 |
옥당 최주수 |
작성일 |
2008-07-09 |
조회수 |
2531 |
| 내용 |
우리가 어릴 적 부모님 세대에서 자주 봐온 것이 사돈 초대하는 행사였다.
자녀들이 성장하여 결혼을 하게 되면 자연히 사돈을 맺게 되어 인척이 생기기 마련이다.
사돈간의 친척 간에는 서로 잘 모르는 관계가 많으므로 사돈을 맺은지 조금 익숙해지면 양쪽사돈을 중심하여 그들의 가까운 가족을 상호 초대하여 가계파악과 친목을 도모하는 행사가 행하여지곤 하였다.
나에게는 고모만해도 10명이였으며 동갑나기 삼촌도 계셨음으로 어릴적 사돈청하기 행사를 많이 보아 왔으며 이때가 되면 정성껏 음식도 마련하고 하여 집안의 어린이들은 맛있는 음식도 먹고 손님으로부터 인사 후 용돈도 받고 하여 즐거웠던 기억도 떠오른다.
요즈음은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사돈간 정을 나누는 일이 점점 약해지는 것 같아 이런 옛 풍습은 권장하고 싶기도 하여 전부터 허물없이 지내온 여식의 시부모 되시는 사돈분(창원사돈)과 이번에 家兒의 처부모 되시는 새 사돈(대구사돈)되시는 분들의 형제자매, 나의 형제자매를 초청하여 음식조달 등에 다소 불편이 따르지만 도시 음식점에서 보다는 별장으로 잘 꾸며져 있는 우리 형제들이 자라난 전통 깊은 하동 북천의 본가에서 모임을 갖기로 하여 서로 연락하여 가능하면 많이 참석할 수 날짜를 상의하여 택한 결과 어린이날 바로 전날인 5월 4일 일요일로 하기로 하였다.
2주 전부터 주말엔 혼자 북천을 방문하여 주위 잡초도 제거하고 풀도 베고 연못도 정리하고 하였지만 대를 처낸 후 대밭의 댓가지들이 남아 있어 집사람 마음에는 걸리는 모양이다.
5월 3일은 별 밀리지 않고 점심시간쯤에 북천에 도착하여 요즈음 행사로 많은 손님이 몰리는 청정가든(북천면 남포동 소재)에 가서 내일 청한 귀한 손님들을 위하여 음식시식을 하면서 주문도 한 후 별장에 가서 대청마루에 쌓인 먼지를 치우면서 청소가 시작되었다.
몸이 말을 잘 듣지 않는 아내는 냉장고 정리며 주방청소에 매달렸고 난 川松停 청소와 파라솔 식탁과 아직도 제초하지 못한 정자 앞 빈터( 도라지를 심었으나 조금 밖에 생존해 있어 빈터처럼 보임)를 정리하고 정원 잔디밭 잡초손질 등으로 지치게 되었다.
작업이 끝나 목도 털털하고 내일 쓸 술(엄마표 동동주- 어머니 생전 제주로 빚든 술로 전수자가 있어 제조하여 조금씩 판매하는 술)도 가져와야 하겠기에 분순이네 집에 갔었더니 사는 것 외에 마시고 가라고 덤으로 주는 술에 동네 분들과 마시다가 얼큰해서 집에 돌아왔다.
집에 오니 목포 고종형님한테서 전화가 와있었으나 제초 작업 때문에 받지 못한 까닭에 가까이 있는 고향집에 들리지 않고 지나는 걸음에 외삼촌 산소(본인의 선친)에 왔다간 사실을 3시간 후에나 알았으니 작업시 전화를 휴대 않은 부주의로 모처럼 잠깐 형님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버렸다.
서울에서 그림그리는 친구 분( 본인의 진주고 선배)과 같이 오면서 쉬고 오신다던 누나 내외분도 10분도 채 안 걸리는 옥종 온천에 와서 저녁 들고 있다고 하여 북천에 와서 주무시도록 하였고, 말이라도 빨리 와서 거들어 준다고 서둘렀지만 토요일 퇴근 후 출발이라 도로가 몹시 정체되어 길에 머물고 있다는 아들과 새아기도 곧 도착할 것 같아 모처럼 고향 별장이 사람들로 넘쳐나서 누렁이도 꼬리를 흔들면서 모처럼 별장이 시끌벅적 할 것 같다.
5월 4일 당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 맑은 공기와 온갖 산새소리에 상쾌한 기분을 느끼면서 일기예보는 중부와 호남은 비가 조금 오겠다는 예보였지만 그날따라 어제처럼 덥지도 않을 적당한 흐린 날씨로 즐거운 하루가 될 것을 예감하면서 옥종 불소 유황온천에서 아침 온천을 하고는 식당에서 특별담화로 꼼짝없이 자형께서 제공하는 하동 명물인 재첩국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하였다.
좋은 계절에 연휴를 맞이하여 이동 인구가 많아서 도로 사정상 조금씩은 예상보다 지체되었지만 대구에서 오는 도로가 정체가 심하여 다소 지연되었으나 그래도 식사시간에는 알맞게 도착하여 서로 간 참석인사소개를 끝으로 본격적인 여흥에 들어갔다.
참석인사론 제일 손위어른인 울산 삼촌께서 어른답게 분위기도 옛날보다 잘 조정하시며 동동주도 몇 잔 주거니 받거니 하는 걸 보니 역시 울산에서 라이온스 회장을 역임한 후로는 사교적이고 분위기를 잘 이끌어 가시는 모습이 훨씬 세련되어 보였다.
전부터 격의 없이 어울러 지내는 창원 사돈께서는 자기 동생들이 사정상 참석 못하신 것이 처음에는 좀 걸리시는 것 같았으나 안사돈께서 독특한 친화력으로 종일 즐겁게 어울렸고, 대구에서 오신 결혼식장에서 흘러가듯 보았겠지만 초면 같은 사형들이지만 형제분들이 판박이로 닮아 있어 사돈을 본 것 같은 친숙감을 곧 느끼게 되는 대구 사형 간에도 격의 없이 지내며 특히 여자분들은 대구팀대 비대구팀으로 나름대로 편을 갈라 투호놀이에 즐거워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니 주최자로서도 흐뭇한 감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참석한 모든 분들이 시골 사정을 감안하였는지 과일 등 선물을 나름대로 준비해 와서 멋진 잔치가 된 것으로 보였다.
하루 종일 햇볕을 가린 크림색 날씨가 잔치가 끝나 대구 사돈 분들이 돌아가고 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남은 사람들은 6시까지 개관한다는 이명산 이병주 문학관을 관람하고 오기로 하여 그 동안 우리들은 대충 정리를 하고 나니 비도 멎었다.
모두들 상의한 결과 화개면 부춘 마을에 친구가 하는 북천 별장보다 더 빼어난 계곡이 있는 “옛날 그집”에서 모두 하루 쉬기로 하여 그 집 특유의 전통음식을 먹으면서 하루를 즐겠으나 아들내외는 다음날이 어린이날 휴일이지만 입원환자를 위하여 출근해야 된다면서 20시경에 서울로 출발하고는 난 그 곳에 와있는 또 다른 오랜만에 만나는 중고교 친구들과 소주 한잔을 나누고 12시가 넘어서 2층 방에서 여자 분들은 여자 분대로 남자들은 남자들로 뜨끈뜨끈한 황토 방에서 피로한 몸을 잘 풀었다.
뒷날도 찐국 등 전통 한식으로 식사를 마치고 10시 30분경 헤어지기는 섭섭하나 각자의 생활을 위하여 사위는 부모님을 모시고 창원으로 자형 등 서울 팀은 가다가 좋은 곳 있으면 들러서 가겠다며 구례방향으로 우리들은 북천을 들러 한 번 더 주위를 둘러보며 단속하며 누렁이와 작별인사를 하며 마산까진 고속도로를 피하여 국도로 오면서 유명한 촌국수 집 “옥경이”에 들러 점심식사를 때우고서 3시가 되어 부산에 도착하여 요즈음 자꾸만 사라져가는 “사돈청하기” 행사를 즐겁고 뜻있게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2008년 5월 6일 부산집에서, 최 주 수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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